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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배지와 마이크로 크리덴셜 - 평생학습 복지의 새로운 실험 우리나라 평생학습 정책은 오랫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배울 기회를 주었는가"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일하는 성인에게 더 절박한 질문은 "배운 것을 누가, 어디에서 인정해 주는가"입니다. 이번 글은 디지털 배지와 마이크로 크리덴셜을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실험으로 보고, 기대와 위험을 함께 따져 보려고 합니다. 1. 마이크로 크리덴셜과 디지털 배지, 무엇이 다른가두 용어는 자주 섞여 쓰이지만 층위가 다릅니다.마이크로 크리덴셜은 짧은 학습을 마친 뒤 얻은 학습성과의 기록, 곧 '내용'에 가깝습니다. 2022년 6월 유럽연합(EU) 이사회가 채택한 권고는 이를 소규모 학습량을 이수한 뒤 학습자가 얻은 학습성과의 기록으로 정의합니다. 학습자가 소유하고, 공유와 이동이 가능하며, 단독으로 쓰거나 더 큰 .. 2026. 10. 11.
국가전략기술 인재 양성, 반도체 계약학과의 명암 반도체 계약학과는 기업이 학비와 취업을 보장하고 대학이 교육을 맡는 제도입니다. 입학 순간부터 일자리가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청년에게도 기업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제도가 무엇을 해결했고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반도체 계약학과란 무엇인가계약학과는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기업이나 기관이 대학과 협약을 맺고 운영하는 학과입니다. 선발, 교육과정, 졸업 후 채용까지 기업이 깊게 관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성균관대의 반도체시스템공학과가 오래된 사례로 꼽힙니다. 이후 SK하이닉스와 고려대, 삼성전자와 연세대 등으로 협약이 늘었습니다. 정부도 반도체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대규모 인재 양성 목표를 제시해 왔습니다. .. 2026. 10. 10.
웹툰·게임 산업 청년 노동자, 크런치 모드와 노동복지의 공백 K-콘텐츠의 성공 뒤에는 마감일에 맞춰 밤을 새우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크런치를 흔히 말하는 개인의 열정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설계 문제로 보고, 게임과 웹툰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구조를 살펴보겠습니다. 1. 크런치 모드란 무엇이고, 게임업계의 현실은 어떨까요?크런치 모드는 신작 출시나 테스트를 앞두고 연장·야간 근무를 장기간 이어가는 업계 관행을 말합니다. 이 관행을 이해할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포괄임금제입니다. 포괄임금제는 실제 근무시간과 상관없이 시간외수당을 월급에 미리 포함해 지급하는 방식이고, 게임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널리 쓰였습니다. 야근을 해도 추가 보상이 없으니 '공짜 야근'이 구조적으로 가능해집니다. 통계를 보면 문제의 윤곽이 드러납니다. 2017년 .. 2026. 10. 9.
프리랜서 플랫폼 확산과 소득기반 사회보험 - 해외는 어떻게 설계했나 프리랜서와 플랫폼 노동자가 늘어날수록 "누구를 근로자로 볼 것인가"라는 질문이 사회보험의 입구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해외 국가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를 세 가지 설계 방식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한국의 소득기반 전환이 어디에서 막히는지 제 관점에서 짚어보겠습니다. 1. 임금 중심 사회보험이 플랫폼 앞에서 멈추는 이유전통적인 사회보험은 하나의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있고, 사용자가 임금에서 보험료를 떼어 대신 납부한다는 전제입니다. 보험료를 걷는 지점(징수점)과 위험이 발생하는 지점(노동)과 급여를 받을 자격(가입)이 모두 '고용관계'라는 하나의 매듭으로 묶여 있습니다. 앞선 글에서 다룬 비스마르크식 설계가 지금까지 작동해 온 이유이기도 합니다. 플랫폼 노동은 이 매.. 2026. 10. 8.
배달 플랫폼 산재보험 전속성 기준, 왜 여전히 논란인가 "전속성 기준은 이미 폐지되지 않았나요?"라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법 조문에서는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라이더가 사고를 당한 뒤 마주하는 장면들은 여전히 "이 사람은 누구에게 소속된 노동자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닮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속성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폐지 이후 어떤 쟁점이 남았는지, 그리고 왜 그 쟁점들을 '전속성의 다른 얼굴'로 봐야 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1. 전속성 기준은 무엇이었고, 왜 라이더에게 높은 벽이었나전속성 요건은 산재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특례를 적용받기 위한 조건이었습니다. 내용은 주로 하나의 사업에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그 보수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배달 노동자의 경우 고시상 한 업체에서 월 소득 116만 원대 이상, 월 97시간 이.. 2026. 10. 7.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와 사회보험 사각지대 - 1인 미디어 종사자는 왜 보호받지 못하는가 유튜버는 초등학생 희망 직업 순위에서 빠지지 않는 직업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일을 못 하게 되었을 때 받을 수 있는 실업급여나 다쳤을 때의 산재 보상은 대부분 비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공백이 단순한 입법 지연이 아니라 사회보험의 작동 방식과 크리에이터 노동의 구조가 어긋나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짚어 보겠습니다. 1. 평균의 착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소득 구조국세청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024년 귀속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1인 미디어 창작자는 3만 4,806명, 총수입은 2조 4,714억 원이었고 1인당 평균 수입은 약 7,100만 원이었습니다. 이것만 보면 꽤 괜찮은 직업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분포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상위 1%(348명)의 평균 수입은 약 12억 9,.. 2026. 10. 6.
플랫폼 노동 표준계약서 시행1년 점검: 성과와 한계 표준계약서는 "계약서 없이 일하는 사람"을 줄이는 가장 눈에 보이는 정책 수단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표준계약서가 실제로 무엇을 바꾸었는지, 그리고 계약서라는 형식이 닿지 못하는 영역이 어디인지 구분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표준계약서란 무엇이고, 어떻게 도입되어 왔나플랫폼 종사자 표준계약서는 하루아침에 나온 제도가 아닙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서울·경기 지역 배달대행업체 163곳을 점검한 결과, 배달료 미기재, 일방적 수수료 변경, 불합리한 배상책임, 경업금지, 멀티호밍 차단, 일방적 계약 해지 같은 문제 조항이 확인되었고,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마련된 표준계약서를 토대로 개선이 이루어졌습니다. 이후 고용노동부가 보험설계사, 방문판매원, 택배기사, 배달앱 라이더 등 다양한 노무제공자를 위한 표준계약서를 제정.. 2026. 10. 5.
돌봄로봇 상용화 - 기술이 대체하는 돌봄노동, 인간의 자리는 어디에 돌봄로봇이 연구실을 나와 예산서와 요양 현장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기술이 얼마나 좋아졌는지보다, 로봇이 들어온 뒤 돌봄노동과 돌봄받는 사람의 삶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따져 보겠습니다. 1. 돌봄로봇 상용화, 지금 어디까지 왔나가장 최근의 신호는 예산입니다. 2027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에는 재가·시설 돌봄 현장에 돌봄로봇을 배치하고 가정용 돌봄로봇 상용화를 지원하는 사업에 377억 원, 돌봄기술 R&D에 145억 원이 신규로 담겼습니다. 다만 이 금액은 국회 심의를 거쳐야 최종 확정되고, 사업 범위도 그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직은 확정된 정책이 아니라 정부가 가리킨 방향으로 읽어야 합니다. 지방에서는 이미 현장 실험이 진행 중입니다. 경북도는 어린이집과 다함께돌봄센터 12곳에 AI.. 2026.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