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해외여행을 계획하신다면, 환율과 숙박비, 항공료가 가장 먼저 부담으로 다가오지요. 하지만 동남아의 보석이라 불리는 태국의 치앙마이는 여전히 ‘적당한 물가’와 ‘여유로운 시간’이라는 선물을 줍니다. 실제로 30만 원으로도 충분히 알찬 3일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치앙마이의 현실적인 비용과 루트, 현지에서 직접 느낀 분위기까지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치앙마이의 첫인상 - 느림의 미학
방콕이 화려한 대도시라면, 치앙마이는 시간을 천천히 보내는 법을 알려주는 도시입니다. 공항을 나서자마자 코끝을 스치는 달콤한 망고 향기와 함께 오토바이들이 여유롭게 지나갑니다. 숙소까지 택시로는 약 20분, 그 짧은 거리 동안 산속 도시 특유의 따뜻하고 편안한 공기가 느껴지더군요.
첫날 숙소는 님만해민 거리 근처의 게스트하우스로 정했습니다. 1박에 한화로 약 1만 3천 원 정도, 깔끔한 개인실에 조식까지 포함이라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근처에는 노을 명소 루프탑 카페와 세련된 골목 상점이 많아, 도심 속에서도 여유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1일 차 - 느긋한 님만해민 산책과 로컬 커피
첫날은 돈을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걸어서 이동하며 동네를 느끼는 것이 치앙마이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님만해민 거리에는 감각적인 카페가 줄지어 있는데, 라떼 한 잔이 70바트(약 2,600원) 정도입니다. ‘로스터리’에서 직접 볶는 커피 향이 코를 간질이며 여행의 시작을 부드럽게 열어줍니다.
점심은 로컬 마켓의 카오까무(돼지족발 덮밥). 단돈 50바트(약 1,900원)로 푸짐한 한 끼를 즐길 수 있습니다. 단순한 메뉴지만 진한 단맛과 식감이 꽤 훌륭하더군요. 오후에는 ‘왓 프라씽’ 사원까지 도보로 이동했습니다. 금빛 불상이 반짝이는 내부는 치앙마이의 오랜 신앙심과 평온한 감성을 그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2일 차 - 도시 부근의 숨은 명소, 도이수텝
둘째 날은 약간의 교통비를 투자했습니다. 그랩 택시로 왕복 200바트 정도면 도이수텝 사원에 다녀올 수 있습니다. 치앙마이에서 가장 유명한 사원으로, 이곳에서 바라보는 도시 전경은 그야말로 ‘천상의 사진 포인트’라 할 만합니다.
입장료는 30바트,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조금 더 편하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현지인 스님 한 분이 “치앙마이는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도시”라고 하시던 말이 오래 남았어요. 사원 앞 가판대에서 사온 망고스틴 주스 한 병(20바트)이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녁은 현지 야시장 ‘선데이 워킹 스트리트’로 이어집니다. 실내 푸드코트와 길거리 먹거리가 섞인 활기찬 시장인데요. 꼬치, 팟타이, 망고스티키라이스까지 모두 합쳐 150바트 정도면 충분히 배부르게 식사할 수 있습니다. 거리 공연을 배경으로 앉아 저렴한 맥주 한 캔을 곁들이면, 이보다 완벽한 하루가 있을까요.
3일 차 - 치앙마이의 예술적 감성 탐방
마지막 날은 예술 감성에 집중했습니다. 올드타운 안쪽의 작은 갤러리와 핸드메이드 시장을 둘러봤어요. 카페 겸 공방인 ‘No.39 Café’에서 창문 밖 정원 풍경을 바라보며 브런치를 먹었는데, 120바트면 커피와 샌드위치를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점심 후에는 ‘치앙마이 여성 교도소 마사지 센터’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재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운영되며, 전통 타이 마사지를 합리적인 가격(1시간 200바트)에 받을 수 있습니다. 숙련된 손길에 피로가 녹아내리듯 사라지고, 돌아가는 길은 가벼운 미소와 함께했습니다.
남은 돈으로는 님만해민 골목에서 기념품 몇 가지를 샀습니다. 핸드메이드 키링, 코코넛 오일, 엽서까지 세 가지를 합해도 300바트가 채 되지 않았지요. 이렇게 알뜰히 쓰고도 총 경비는 약 7,900바트, 한화로 30만 원 정도에 머물렀습니다.
30만 원으로 누리는 ‘여유의 럭셔리’
많은 분들이 ‘저렴하지만 풍족한 여행’을 원하시죠. 치앙마이는 바로 그 이상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가격이 아니라, 그 돈 안에서 느리게 흘러가는 ‘삶의 리듬’을 체험하게 합니다. 걷는 속도가 느려질수록, 커피 향이 더 또렷하게 느껴지고 사람들의 미소가 더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이번 여행에서 깨달은 건, 여유는 돈이 아니라 ‘속도’라는 것이었습니다. 비싼 리조트가 없어도, 분주한 투어 없이도, 그저 골목을 걷는 것만으로 하루가 충만해지는 도시. 그게 바로 치앙마이의 진짜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 날 밤, 숙소 창가에 앉아 거리의 조용한 불빛을 바라봤습니다. 30만 원으로 가득 채운 사흘은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여운을 남겼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아, 내가 다시 숨을 고르게 되었다’는 감정이 들 만큼요.
다음 휴가에는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좋습니다. 가벼운 예산으로도, 충분히 풍요로운 ‘마음의 여행’을 떠날 수 있으니까요. 치앙마이는 그 시작점으로, 언제나 다정하게 문을 열어둔 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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