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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관광객이 너무 많으면 생기는 일: 지역 주민이 직접 말하는 오버투어리즘의 현실

by 구름따라 방랑자 2026. 4. 4.

관광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문화 교류를 촉진하는 긍정적 산업으로 오랫동안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특정 지역에 관광객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몰려들 때, 그 혜택은 빠르게 부작용으로 전환됩니다. 이 글에서는 과잉관광, 즉 오버투어리즘이 지역 주민의 일상과 삶의 질에 어떤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양한 연구 결과와 현지 주민의 증언을 토대로 심층적으로 살펴봅니다.

 

1. 오버투어리즘의 정의와 발생 배경

오버투어리즘이란 특정 관광지에 방문객이 과도하게 집중되어,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이 저하되고 자연환경·문화유산이 훼손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는 이를 "관광지와 그 주변 환경, 지역 공동체가 수용 가능한 한계를 초과한 상태"로 정의합니다.

 

오버투어리즘의 주요 발생 원인은 복합적입니다. 저비용 항공(LCC)의 보편화로 해외여행 비용이 획기적으로 낮아졌으며,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공유숙박 플랫폼의 확산,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인스타그래머블' 명소의 급속한 확산, 크루즈 관광의 대중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국제 관광객 수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약 14억 6천만 명에 달했으며, 현재 다시 약 13억 명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2. 주거 환경과 부동산 문제

오버투어리즘이 지역 주민에게 미치는 가장 직접적이고 심각한 영향 중 하나는 주거 환경의 악화입니다. 관광 수요가 급증하면 에어비앤비 등 단기 임대 플랫폼을 통한 수익이 장기 임대 수익을 상회하게 되고, 집주인들은 자연스럽게 단기 임대로 전환하게 됩니다. 이는 지역 내 주택 공급 감소로 이어지며, 임대료와 주택 가격을 동반 상승시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경우, 고딕 지구와 보른 등 관광 밀집 지역에서는 2015년부터 2023년 사이 평균 임대료가 약 40~65% 상승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수십 년간 해당 지역에 거주하던 원주민들이 도심 외곽으로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화되었습니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관찰되었으며, 알파마와 모우라리아 지구의 저소득 원주민들이 급격한 임대료 상승을 감당하지 못하고 거주지를 잃는 사례가 잇따랐습니다.

 

일본 교토에서는 관광 성수기에 시내 중심부 일부 지역의 호텔·숙박 시설이 인근 주거 지역까지 침범하면서, 주민들이 야간 소음과 사생활 침해에 시달리는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었습니다. 주민 커뮤니티의 조사에 따르면, 관광 밀집 골목 주변 거주민의 60% 이상이 "거주 의향이 낮아졌다"고 응답한 바 있습니다.

 

3. 지역 경제 구조의 왜곡

관광 산업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수익 창출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버투어리즘이 진행될수록 지역 경제 구조가 관광 중심으로 단일화되면서 경제적 취약성이 오히려 심화되는 역설이 나타납니다.

3-1. 상권의 관광객 특화 현상

관광객이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지역 주민이 이용하는 생활 밀착형 상점들이 고수익 기념품점, 레스토랑, 카페로 대체됩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이 현상의 전형적인 예시로, 지역 주민이 이용하던 식료품점, 약국, 철물점 등이 사라지고 관광 특화 업종만 남아 주민들이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육지까지 나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3-2. 노동 시장의 왜곡

관광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상당수는 계절적·불안정 고용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관광 성수기에는 인력이 부족하고 비수기에는 대규모 실업이 발생하는 구조는 지역 경제의 안정성을 떨어뜨립니다. 특히 저임금·단기 계약 형태의 서비스직이 지역 노동 시장을 지배하게 되면, 숙련 인력의 역외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3-3. 관광 수익의 역외 유출

국제 대형 호텔 체인과 글로벌 플랫폼(에어비앤비, 부킹닷컴 등)이 관광 수익의 상당 부분을 본사 소재지로 이전함에 따라, 실제로 지역 경제에 환류되는 수익 비율은 예상보다 훨씬 낮습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보고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의 경우 관광 수입의 약 40~50%가 외국 기업과 수입 상품 구매를 통해 해외로 유출됩니다.

 

4. 생태계·문화유산 훼손

물리적 환경에 대한 피해도 심각합니다. 좁은 지역에 과도한 방문객이 집중될 때, 자연생태계와 역사·문화유산은 돌이키기 어려운 훼손을 입게 됩니다.

 

태국의 마야 베이는 영화 《더 비치(The Beach)》 촬영지로 유명세를 얻은 후 하루 수천 명의 방문객이 몰려들었고, 산호초의 80% 이상이 훼손되었습니다. 태국 정부는 결국 2018년부터 마야 베이를 전면 폐쇄하고 생태 복원 작업에 나섰습니다. 페루의 마추픽추는 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과도한 방문객으로 인한 토양 침식과 유적 훼손이 보고되면서 일일 입장객 수를 단계적으로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하였습니다.

 

인간의 발길이 닿은 자연환경 회복에는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훼손은 단 몇 시즌 만에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런 비가역적 손실은 미래 세대의 관광 자원 자체를 소멸시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5. 지역민의 심리적 피로와 갈등

오버투어리즘의 영향은 경제적·물리적 차원에 머물지 않습니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지역 주민의 '관광 피로'와 '반관광 정서'는 오버투어리즘의 또 다른 심각한 결과입니다.

 

연구자들은 지역 주민이 관광에 대해 처음에는 호의적이었다가 점차 무관심, 성가심, 적대감의 순서로 태도가 변화하는 과정을 '도리 사이클(Doxey's Irridex Model)'로 설명합니다. 실제로 바르셀로나, 암스테르담, 두브로브니크(크로아티아) 등지에서는 관광객을 향한 시위와 항의 그래피티가 등장했으며, "관광객들아 집에 돌아가라"는 구호가 뉴스에 오르내리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주민들이 경험하는 일상적 불편함은 다음과 같이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대중교통의 만성적 혼잡, 소음과 쓰레기 문제, 유명 관광지 인근의 사생활 침해, 지역 문화와 생활 방식의 상품화에 따른 정체성 상실감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심리적 피로는 장기적으로 지역 공동체의 사회적 결속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 도리(Doxey)의 짜증 지수 4단계: 환영 → 무관심 → 성가심 → 적대. 오버투어리즘 지역 주민 다수가 3~4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연구는 지적합니다.

 

6. 글로벌 사례: 주민들의 목소리

▶ 스페인 바르셀로나: 관광세 도입과 시위의 도시

연간 3,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바르셀로나에서는 주민 수의 약 8배에 달하는 관광객 압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7년 '관광 선언'을 통해 주민들은 지속가능한 관광 정책을 공식 촉구하였으며, 시 정부는 단기 임대 허가 수를 동결하고 관광세를 인상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인구 감소와 입장료 도입

1950년대 약 17만 명이었던 베네치아 구시가(섬) 인구는 오버투어리즘의 여파로 2024년 기준 약 5만 명 미만으로 급감하였습니다. 이에 베네치아 시는 2024년부터 성수기 당일치기 관광객에게 입장료(5유로)를 부과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시행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일본 교토·후지산: 입장 제한과 통행 차단

교토 기온 지역은 관광객의 무단 사유지 침입과 무허가 사진 촬영 문제로 일부 골목을 관광객 통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하였습니다. 후지산에서는 2024년 산기슭 인기 촬영 구도 앞에 대형 차단 구조물을 설치하는 강경 조치가 국제적 화제가 되었습니다.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크루즈 규제와 인구 유출

유네스코 세계유산 두브로브니크는 하루 최대 1만 명 이상의 크루즈 관광객이 유입되는 극단적 사례입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구시가 인구의 60% 이상이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이주를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시는 현재 크루즈 선박 입항 수를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 중입니다.

 

7. 해결 방향과 지속가능한 관광 전략

오버투어리즘은 특정 국가나 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 과제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은 규제, 분산, 주민 참여, 기술 활용의 네 가지 축에서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첫째, 수용 능력 기반의 방문객 수 제한입니다. 자연환경과 역사유산이 감당할 수 있는 방문객 최대 수를 과학적으로 산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예약제 또는 입장 제한 제도를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마추픽추, 갈라파고스 제도 등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둘째, 관광 분산 전략입니다. 과밀 지역의 관광 마케팅을 줄이고, 덜 알려진 주변 지역으로 관광객을 유도함으로써 관광 압력을 분산하는 방법입니다. 슬로베니아는 국가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여행지' 인증 제도를 시행하여 성공적인 관광 분산을 이루어 낸 모범 사례로 꼽힙니다.

 

셋째, 지역 주민의 관광 정책 참여 보장입니다. 관광 수익의 지역 환류 비율을 높이고, 주민이 관광 개발 계획 수립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관광객과 주민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 계획과 시간대 분리 운영도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입니다.

 

넷째,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관광 관리입니다. 실시간 혼잡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앱이나 웹을 통해 방문객에게 혼잡 정보와 대안 경로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암스테르담은 이미 실시간 혼잡도 정보를 공개하고 비성수기 방문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관광은 분명 지역 경제를 성장시키고 문화적 연결을 만들어 내는 소중한 활동입니다. 그러나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희생하거나 자연환경을 훼손하면서까지 유지되는 관광은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오버투어리즘은 경제적 문제이자 사회적 문제이며, 환경적 문제이자 문화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좋은 관광'이란 방문객이 많은 관광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고 관광의 혜택이 지역사회로 실질적으로 돌아오는 관광입니다. 관광객 개인의 책임 있는 여행 태도와 함께, 정부·기업·국제기구의 협력적 정책 설계가 오버투어리즘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도움 글·연구 출처]

  • 유엔 세계관광기구 (UNWTO). (2019). 관광과 지역사회: 오버투어리즘 현황 보고서. 마드리드: UNWTO 출판부.
  • 유엔 세계관광기구 (UNWTO). (2023). 세계 관광 바로미터 (World Tourism Barometer). 제21권 제4호.
  • 유엔무역개발회의 (UNCTAD). (2021). 관광 수익의 역외 유출에 관한 보고서. 제네바: 유엔출판부.
  • 도리, G. V. (Doxey, G.V.). (1975). "관광 발전에 따른 주민 태도 변화 지수(A Causation Theory of Visitor-Resident Irritants)". 관광연구 콘퍼런스 논문집. 캐나다 온타리오.
  • 밀라노, C., 치마스, J.M., & 고메스, M. (2019). 오버투어리즘: 책임 있는 관광의 역설 (Overtourism: Excesses, Discontents and Measures in Travel and Tourism). CABI 출판.
  • 스키반스, B., & 쿠렐라, A. (2021). "지속가능한 관광과 지역 공동체 인식". 지속가능성 저널 (Sustainability), 13(4), 1987. MDPI.
  • 바르셀로나 시 정부. (2022). 바르셀로나 특별 도시계획 및 관광 수용 역량 보고서. 바르셀로나 도시계획국.
  • 유네스코 (UNESCO). (2020). 세계유산과 지속가능한 관광: 마추픽추 사례 연구. 파리: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 일본 국토교통성·관광청. (2023). 오버투어리즘 대응 가이드라인 (オーバーツーリズムへの対応ガイドライン). 도쿄: 국토교통성.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22). 국내 관광 집중 현상 분석과 지속가능한 관광 방향 연구. 세종: 문화체육관광부.
  • 더 가디언 (The Guardian). (2023, 8월). "바르셀로나 주민의 관광 피로도 인터뷰 시리즈". 런던: 가디언 미디어 그룹.
  • 베네치아 시 관광청. (2024). 베네치아 당일치기 관광 입장 규제 시행 안내. 베네치아: 코무네 디 베네치아.

 

오버투어리즘의-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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