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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진 찍는 여행에서 '이야기 수집'여행으로: 경험 중심 여행이 바꾸는 나의 서사

by 구름따라 방랑자 2026. 2. 27.

사진을 많이 남겼던 여행에서 이제는 ‘이야기’를 수집하는 여행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관광의 목적이 기록용 이미지에서 경험과 서사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변화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경험 중심 여행이 어떻게 나의 서사를 바꾸고, 여행자를 ‘사진 찍는 손님’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주체로 전환시키는지 심도 있게 살펴보겠다.

 

Ⅰ. 사진 중심 여행에서 경험 중심 여행으로

과거 대중 관광에서는 유명 랜드마크를 빠르게 돌아다니며 ‘인증샷’을 남기는 것이 여행의 핵심 성과처럼 여겨졌습니다. 관광 코스는 사진이 잘 나오는 포인트 중심으로 구성되었고, 여행 후기도 “어디를 갔다”는 장소 나열과 사진 중심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여행 트렌드는 “돌아왔을 때 무엇을 경험했는가”를 핵심 가치로 두면서, 목적지보다 방식과 내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밀레니얼·Z세대는 유명 관광지를 ‘다 찍었는지’보다, 그곳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온라인 공간의 기록 방식에서도 확인됩니다. Z세대는 잘 나온 사진 몇 장보다, 브이로그·음성 메모·짧은 글 등 다양한 형식으로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서사적으로 남기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여행이 단순한 시각적 소비에서, 자기서사를 구성하는 사건으로 재해석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Ⅱ. 경험 중심 여행과 ‘이야기 수집’의 개념

경험 중심 여행은 “보는 여행”에서 “하는 여행”으로의 이동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장소의 ‘풍경’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특정 활동·만남·감정의 흐름을 겪으며 기억에 남는 경험 단위를 만들어가는 데 있습니다.

 

‘이야기 수집’ 여행은 이러한 경험을 우연한 사건으로 흘려보내지 않고, 하나의 장면과 이야기로 인식하고 기록하려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카페에서 사진 찍었다”가 아니라 “낯선 도시의 조용한 카페에서 현지인과 나눈 대화가 내 일에 대한 생각을 바꾸었다”는 식의 내러티브 단위로 축적하는 방식입니다.

관광학·심리학 연구에서 여행은 이미 내러티브 탐구의 좋은 장으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꾸준히 여행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분석한 내러티브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여행 과정에서 자신과 타인, 일과 삶의 관계를 재구성하면서 삶의 전환을 경험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경험 중심 여행과 이야기 수집은 바로 이 ‘삶의 전환’을 촉발하는 내러티브 재구성의 토대를 마련합니다.

 

Ⅲ. 사진이 아닌 ‘이야기’가 남기는 것: 정체성과 자아 서사의 변화

1. 여행과 자아정체성 재구성

여행은 일상에서 수행해온 역할(직장인, 부모, 자녀 등)로부터 잠시 떨어져 나와, ‘나’라는 존재를 다시 정의할 수 있는 드문 상황을 제공합니다. 내러티브 탐구에 따르면, 반복적이고 몰입적인 여행 경험은 자아정체성과 심리에 누적된 변화를 가져오며, 삶의 전환과 가치관 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진 중심 여행에서는 “나는 이런 곳에 가 본 사람”이라는 표피적 정체성이 강조되기 쉽습니다. 반면 이야기 수집 여행에서는 “나는 이런 장면들 속에서 이런 선택과 감정을 경험한 사람”이라는 서사적 정체성이 형성됩니다. 이는 자신을 장소 목록이 아니라, 경험과 의미의 연속체로 이해하게 만드는 효과를 낳습니다.

2. 기억 구조의 차이: 이미지 vs 서사

심리학적 관점에서 기억은 단순한 이미지 저장이 아니라, 인과관계와 의미 부여를 포함한 이야기 구조로 재구성될 때 더 오래 유지되고 삶에 통합됩니다. 즉, 같은 장면이라도 “예쁜 사진 하나”로 남을 때와, “그날 느꼈던 두려움·설렘·성찰”이 함께 엮인 이야기로 남을 때, 향후 나의 선택과 태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다릅니다.

 

경험 중심 여행은 일정 수를 줄이고 한두 가지 활동에 몰입함으로써, 감정·생각·행동이 촘촘히 연결된 서사 단위를 만들어 냅니다. 이런 경험은 이후 일상에서 “그때 그 여행에서처럼 다시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회상과 함께, 자기효능감과 삶의 통제감을 높이는 근거로 작용하게 됩니다.

 

Ⅳ. Z세대와 경험 중심 여행: 감정·기록·정체성

Z세대의 경험 중심 여행 선호는 디지털 네이티브로서의 특성과 깊이 연결됩니다. 이들은 여행지를 먼저 고르기보다, “어떤 컨셉과 감정의 여행을 할 것인가”를 먼저 설정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꽃 축제를 느끼고 싶으니 어디로 갈까”라는 식의 접근입니다.

 

또한 Z세대에게 여행은 휴식이나 관광을 넘어, 자신을 표현하고 기억을 축적하는 과정으로 인식됩니다. 이들은 잘 꾸며진 만족 후기보다, 좋았던 점과 불편했던 점, 실망과 깨달음을 솔직하게 담는 감정 기록을 선호합니다. 흔들린 영상, 완벽하지 않은 사진조차 “그 순간의 공기와 기분”을 담은 진짜 기록으로 받아들이는 점도 특징적입니다.

 

이러한 감정·기록 중심의 태도는 여행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소비”에서 “나의 정체성을 연출·탐색하는 실험”으로 전환시키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Z세대는 여행을 통해 자기서사를 쓰는 작가이자, 동시에 그 이야기의 독자가 되는 이중적 위치를 자각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Ⅴ. ‘이야기 수집’ 여행이 나의 서사를 바꾸는 방식

1. 서사적 질문의 변화: “어디 갔니?”에서 “무엇을 겪었니?”로

이야기 수집 여행자가 되는 첫 단계는, 여행을 설명하는 질문 자체를 바꾸는 것입니다. 더 이상 “몇 군데나 다녀왔는지, 유명 스팟을 다 찍었는지”가 아니라, “어떤 장면이 기억에 남았는지, 그때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묻는 관점입니다.

 

이 질문의 전환은 곧 자기서사의 전환으로 이어집니다. 여행 후 자신에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세 장면은 무엇이었는가?”, “그 장면이 현재의 나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 있는가?”와 같은 서사적 질문을 던질 때, 우리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삶의 저자로서 여행을 되짚어보게 됩니다.​

2. 일상과 여행의 연결: 삶의 전환으로 이어지는 메커니즘

내러티브 연구는 여행경험이 누적되면서 자아와 심리의 변화가 가치관의 이동과 삶의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행에서의 깨달음이 일상으로 가져와져 구체적 행동 변화를 낳는지 여부입니다. 이야기 수집 여행은 바로 이 연결 고리를 강화합니다.

예를 들어, 한 낯선 도시에서의 친절한 도움 경험이 “나는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이 생각보다 괜찮은 일이다”라는 자기이야기로 정리될 경우, 이후 일상에서의 대인관계 태도 역시 조금 더 개방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또, 현지 소도시에서의 슬로우 트래블 경험이 “빠르지 않아도 괜찮다”는 서사로 자리 잡을 때, 일상에서 속도를 조절하는 선택에 힘을 실어줍니다.

 

결국 이야기 수집 여행은 여행을 ‘비일상적 이벤트’로 고립시키지 않고, 삶 전체를 관통하는 서사의 일부로 통합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나의 정체성과 삶의 방향성 또한 점진적으로 수정·재작성됩니다.

 

Ⅵ. ‘이야기 수집’ 여행을 실천하는 구체적 방법

이야기 수집 여행은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고급 기술이 아니라, 여행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조금만 조정하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태도입니다. 다음의 방법들을 실제 여행 계획에 적용해 보실 수 있습니다.

  • 일정 최소화, 경험 최대화: 하루에 여러 스팟을 도는 대신, 한두 개의 경험(시장 한 곳, 산책로 한 구간, 워크숍 하나)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보시기 바랍니다.​
  • 감정 중심 기록: 사진을 찍기 전, “지금 내 감정은 어떤 색깔인가?”를 한 줄로 메모하거나 음성으로 남겨 두시면 좋습니다.​
  • 사람·대화 중심의 장면 만들기: 현지인·다른 여행자와의 짧은 대화, 로컬 가게에서의 상호작용 등을 의식적으로 한 번 더 시도해 보시면, 사진으로는 남기기 어려운 이야기가 만들어집니다.​
  • 여행 후 ‘세 장면 회고’: 여행이 끝난 뒤, 가장 인상 깊었던 세 장면과 그 장면이 현재의 나에게 주는 의미를 글이나 말로 정리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SNS 사용 방식 조정: ‘잘 나온 사진’ 위주 업로드에서, 짧은 글·에세이 형식의 캡션과 함께 장면의 배경과 감정을 설명하는 방향으로 전환해 보시면 좋습니다.

이러한 실천들은 단순한 기록 방식을 넘어, 자신을 이해하고 세계를 해석하는 관점을 바꾸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결국 ‘이야기 수집’ 여행은 외부 세계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내면과 정체성을 다시 쓰는 작업으로 귀결됩니다.

Ⅶ. 나는 어떤 이야기를 수집하는 여행자인가

경험 중심 여행과 이야기 수집의 확산은, 여행이 더 이상 ‘사진으로 증명되는 소비’가 아니라, 나 자신과 세계를 새롭게 서술하는 내러티브 실천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특히 Z세대를 중심으로, 어디를 갔는지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가져왔는지가 여행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독자님께서는 다음 여행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어떤 이야기를 수집하고 싶은가?”, “그 이야기는 앞으로의 나의 삶을 어떤 방향으로 조금이라도 움직이게 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사진 찍는 여행에서 ‘이야기 수집’ 여행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도움 글·연구 출처]

  • 랜드마크 관광은 끝나고 ‘경험의 시대’ 온다, 조선데일리, 2025.12.24.​
  • 「2026년 여행트렌드, 경험 중심 여행이 뜬다」, 브런치 여행 칼럼, 2025.12.30.​
  • 택뷔로그, 「Z세대가 선택한 2026 여행 키워드: 경험·감정·기록」, 티스토리 블로그, 2026.01.14.​
  • 미스터리 항공권·경험 중심 여행 분석, 「Z세대 여행 트렌드: 목적지보다 ‘경험’을 선택하는 시대」, 블로그 글, 2025.04.13.​
  • Made-in-China 인사이트, 「여행자들은 현지 경험을 갈망한다: 경험 중심 관광의 부상」, 2025.07.16.​
  • 여행경력자들이 여행몰입과정에서 경험하는 삶의 전환에 관한 내러티브 탐구, 국내 학술지 논문, 학지사·교보문고 스콜라, 2024.​
  • 「여행이 나를 바꾼 순간들: 사회·문화·정체성까지 흔든 진짜 이유」, 여행·심리 관련 블로그형 연구 글, 2026.02.09.​
  • 제일매거진, 「여행에도 컨셉이 중요하다? 데이터로 보는 Z세대 여행법」, 2025.06.22.​
  • 매일경제, 「2026년 여행 트렌드… 오로지 ‘나’라는 주체에 집중하는 여행」, 202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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