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여행자는 ‘저렴한 항공권을 찾는 손님’이 아니라, 디지털 기술과 SNS, 가치관, 정체성을 여행에 그대로 반영하는 행위자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Z세대 여행을 이해하려면 단순 소비 패턴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과 자아 정체성까지 함께 읽어야 합니다.
Ⅰ. 왜 Z세대 여행이 중요한가
Z세대(대략 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는 완전한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첫 세대로, 플랫폼 사용 방식과 가치관, 사회·환경 인식이 이전 세대와 크게 다릅니다. 이 세대가 본격적인 소비 주체로 부상하면서 글로벌 관광 시장에서도 Z세대가 선택하는 여행지, 예약 방식, 콘텐츠 소비 패턴이 전체 트렌드를 주도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MZ세대가 소득의 약 29%를 여행에 사용할 정도로 여행을 삶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어, 향후 관광 산업 전략 수립에서 이들의 특성 분석은 필수적인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Ⅱ. Z세대 여행자의 기본 특성
1. 디지털 네이티브이자 ‘플랫폼 중심’ 여행자
Z세대 여행자는 여행의 전 과정(정보 탐색–계획–예약–기록–공유)을 디지털 환경에서 수행하는 것을 기본값으로 삼습니다. 한국 Z세대의 절반 이상이 AI 기반 추천 서비스 활용에 익숙하며, 응답자의 52%가 AI를 이용한 여행 계획·예약에 ‘자신 있다’고 답할 정도로 기술 수용성이 높습니다. 이들은 항공권·숙소 가격 비교, 일정 짜기, 번역, 교통 루트 탐색까지 모바일 앱과 플랫폼에 의존하며, 예약과 결제 또한 거의 전적으로 온라인에서 처리합니다.
또한 Z세대는 틱톡, 인스타그램 등 숏폼·비주얼 중심 플랫폼을 여행 아이디어의 주요 출처로 사용합니다. 일부 조사에서는 Z세대의 약 60%가 틱톡에서 여행 아이디어를 얻고, 40%는 틱톡 콘텐츠만 보고 여행을 예약한다는 결과가 보고되어, 플랫폼의 영향력이 전통 매체를 압도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2. 가격 민감하지만 ‘가치에는 지불하는’ 이중적 소비
Z세대는 사회초년생 비율이 높아 예산 제약이 크지만, ‘나에게 의미 있는 경험’에 대해서는 지출을 아끼지 않는 경향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 MZ세대 중 53.5%는 “최고의 여행 경험을 위해 예산을 아끼지 않겠다”고 응답하면서도, 동시에 항공·숙박 가격 비교, 할인 프로모션, 적립 혜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 관찰됩니다. 이는 단순한 ‘저가 지향’이 아니라, 가격 대비 만족감을 극대화하는 가성비와 ‘나만의 의미’를 모두 추구하는 가치 소비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3. 여행을 ‘정체성 프로젝트’로 인식
Z세대에게 여행은 휴식이나 탈출을 넘어, 자아 정체성을 탐색하고 증명하는 과정으로 기능합니다. '민텔(Mintel)' 등의 세대별 여행 연구에 따르면, Z세대·밀레니얼 여행의 핵심 동기는 자기 발견, 정서적 웰빙, 사회적 연결로 요약되며, 전통적 관광지 관람보다 경험·학습·성장이 더 중요하게 평가됩니다. 실제로 Z세대는 기념물보다 기억을, 도심 관광보다 자연과 체험, 빠듯한 패키지 일정보다 여유와 즉흥성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처럼 여행 경험은 향후 SNS 프로필, 대인 관계, 커리어 스토리에도 영향을 미치는 ‘정체성 자산’으로 축적됩니다.
Ⅲ. Z세대의 여행 방식: 기술, 감성, 콘셉트
1. SNS·인플루언서 기반의 여행 의사결정 구조
Z세대 여행 의사결정에서 SNS와 인플루언서는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여행자의 88%가 최소 한 명 이상의 여행 인플루언서를 팔로우하고 있으며, 이 중 45%는 이들의 추천을 신뢰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Z세대의 46%는 자신의 여행을 SNS에 공유하고, 43%는 ‘사진·영상이 잘 나오는 여행지’를 선호해, ‘인스타그래머블’한 풍경과 공간이 여행지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작동합니다.
이 과정에서 해시태그·챌린지·숏폼 영상이 일종의 ‘집단적 여행 큐레이션’ 역할을 하며, 특정 카페·스폿·지역이 단기간에 Z세대 성지로 부상하기도 합니다. 전통적인 가이드북이나 포털 후기보다, 본인이 팔로우하는 또래 인플루언서·크리에이터의 실제 경험담이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정보로 작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2. 콘셉트 여행과 세분화된 니즈
국내 20대 전문 연구기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는 ‘힐링 여행(50.3%)’, ‘현지 생활형 여행(47.7%)’, ‘디저트 투어(43.7%)’, ‘지역 축제 여행(42.0%)’ 등 자신의 취향과 정체성을 반영한 세분화된 콘셉트 여행에 높은 관심을 보입니다. 또한 ‘랜덤 여행’처럼 목적지를 미리 정하지 않고 즉흥적 선택을 즐기는 방식도 인기를 얻고 있어, 여행 설계 방식 자체가 게임화·놀이화되는 흐름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경향은 단순 패키지 관광보다, 소규모 개별 여행, 테마 기반 일정, 특정 관심사(음악·디저트·스포츠·전시 등)에 집중하는 마이크로 투어를 확대시키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여행 산업은 ‘콘셉트 있는 일정’과 ‘경험 스토리’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상품 구조를 재편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3. 소규모, 개인화, 유연성
트립비토즈의 2024 MZ세대 숙박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MZ세대는 단체 여행보다 소규모·개별 여행을 선호하며, 낯선 비일상 공간에서의 숙박 경험을 중시합니다. 이들은 수도권·대도시보다 지방·해외·신흥 지역을 선호하고, 충남·대전·전남 등 기존 인기 지역 외의 예약 금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또한 MZ세대는 엔데믹 이후 해외 숙소에 국내보다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며, 예약 리드타임과 숙박일수에서도 해외여행 시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는 ‘짧게 자주’ 혹은 ‘멀리, 길게’와 같이 목적에 따라 강약이 분명한 여행 패턴을 형성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유연하게 날짜·목적지를 조정하고, 필요시 즉흥적으로 연장·변경하는 등 전반적인 여행 구조가 더 유동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Ⅳ. 라이프스타일: 여행과 일상, 웰빙의 재구성
1. 여행과 정신적 웰빙
Z세대·밀레니얼 여행 연구에서는 ‘정서적 안녕감(emotional wellbeing)’이 여행 동기의 핵심으로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학업·취업·주거 불안 등 구조적 스트레스가 큰 세대일수록, 여행은 번아웃 회복, 자기 치유, 감정 리셋을 위한 수단으로 강조됩니다. 실제로 힐링 여행, 자연 속 쉼, 온천·명상·요가·성찰 여행 등 웰니스 중심 상품에 대한 Z세대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다수의 트렌드 리포트에서 확인됩니다.
이들은 ‘일상에서의 작은 탈출(micro escape)’도 중시하여, 짧은 주말여행, 근교 스테이케이션, 도시 내 호캉스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정서적 리프레시를 시도합니다. 이처럼 여행은 더 이상 1년에 한두 번의 큰 이벤트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 내재된 정기적인 셀프 케어 루틴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2. 여행과 소비·경제 활동
맥킨지가 정리한 여행 트렌드에 따르면, MZ세대는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여행 지출을 줄이기보다, 다른 지출을 줄이면서까지 여행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소득의 약 29%를 여행에 사용하며, 이는 이전 세대보다 높은 비율로 보고됩니다.
동시에 인플루언서 협찬 여행, 크리에이터 활동, 재택·원격 근무, 워케이션 등을 통해 여행과 일을 결합하는 새로운 경제·노동 방식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해외 장기 체류 중 온라인으로 업무를 수행하거나, 여행 콘텐츠를 제작해 수익을 창출하는 등 ‘여행-일-수익’의 삼각 구도가 유연하게 재조합되고 있습니다.
3. ‘기념물’보다 ‘기억’에 집중하는 라이프스타일
Z세대는 눈에 보이는 명소·관광지보다, 자신과의 연결감을 느끼게 하는 체험·사람·감정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합니다. '스카이스캐너(Skyscanner)' 자료에서는 이를 “기념물보다는 기억을, 도심보다는 자연을, 빠듯한 일정보다는 즉흥성을 선호한다”고 표현하면서, 여행을 통해 축적되는 감정·관계·경험이 삶의 퀄리티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이들에게 여행 일정은 단순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환경, 지역성, 취향, 휴식, 도전)를 시나리오 형태로 엮어내는 프로젝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Ⅴ. 정체성과 가치: 지속가능성, 진정성, 소속감
1. 지속가능성과 윤리적 소비
Z세대 여행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높은 환경 감수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입니다. '그린 펄스(Green Pearls)'가 정리한 연구에 따르면, Z세대는 여행의 모든 요소(숙박, 교통, 식사, 액티비티)가 친환경적일수록 선호하며, 가능한 한 탄소 배출과 환경 부담을 줄이는 선택을 하려 합니다. '사이먼 큐허(Simon-Kucher)' 연구에서는 Z세대 여행자의 87%가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면 지속가능한 옵션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해, 가격 제약 속에서도 윤리적 소비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이러한 태도는 로컬 비즈니스, 친환경 숙소, 비건·베지테리언 식당, 공정 여행 프로그램 등에 대한 수요 증가와 연결됩니다. 결과적으로 관광 산업은 ‘지속가능한 스토리’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실제 친환경 운영을 증명해야 Z세대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2. 진정성·로컬리티·관계 지향
Z세대는 대형 체인·표준화된 관광지보다, 지역 주민과의 상호작용, 로컬 문화 체험, 생활형 여행 등 ‘진짜 같다’고 느끼는 경험을 선호합니다. 20대 연구소 자료에서 ‘현지 생활형 여행’과 ‘지역 축제 여행’에 대한 높은 선호가 나타난 것 역시, 이들이 관광지의 표면을 스쳐 지나가기보다 그 지역의 ‘맥락’ 속에 잠시나마 편입되고자 하는 욕구를 반영합니다.
이는 커뮤니티 기반 숙소, 로컬 가이드 투어, 장터·축제·동네 카페 방문 등 관계 중심 여행 경험을 확대시키며, 동시에 여행 경험이 온라인 커뮤니티·SNS를 통해 다시 공유·순환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듭니다.
3. 정체성과 여행의 상호 구성
'마켈리틱스(Markelytics)' 등에서 정리한 Z세대 여행 트렌드 분석은, Z세대에게 여행이 ‘정체성을 형성하고 표현하는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들은 여행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탐색하고, 그 결과를 사진·영상·텍스트 형태로 SNS에 아카이빙하며, 다시 피드백을 받아 자기 이미지를 조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나’, ‘힐링을 중시하는 나’, ‘로컬 문화를 사랑하는 나’와 같은 서사가 구축되고, 여행지는 이러한 서사를 구현하는 무대로 기능합니다. 따라서 Z세대 여행을 이해한다는 것은, 곧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정체성의 새로운 공식을 이해하는 일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Ⅵ. Z세대 여행 공식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요약하면, Z세대 여행자는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플랫폼과 AI, SNS를 자연스럽게 활용하면서도, 가격에 민감하되 의미 있는 경험과 가치에는 과감히 지출하는 세대입니다. 이들은 여행을 정체성 형성과 정서적 웰빙의 핵심 수단으로 인식하고, 힐링·콘셉트·로컬리티·지속가능성을 결합한 경험 중심 여행을 추구합니다. 동시에 기념물보다 기억을, 패키지보다 개인화된 일정과 즉흥성을 선호하며, ‘여행-일-소비-정체성’이 서로 얽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향후 관광 산업은 이러한 Z세대의 “여행, 라이프스타일, 정체성의 새로운 공식”을 반영하여, 디지털 친화적이면서도 가치·스토리·진정성을 담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움 글·연구 출처]
- 스카이스캐너(Skyscanner), 「Z세대 여행 통계 및 트렌드 - 50가지 이상의 흥미로운 사실」
- 20대연구소, 「2025년 Z세대가 주목하는 여행 트렌드」
- 맥킨지&컴퍼니(McKinsey & Company) 관련 요약 블로그, 「2024 여행의 형태 트렌드」
- 트립비토즈(Tripbtoz) 데이터 인용 기사, 「2024년 MZ세대 숙박여행 트렌드 ‘F.O.C.U.S’」
- 민텔(Mintel), 「세대별 여행 트렌드」
- 그린 펄스(Green Pearls), 「Z세대: 디지털 나침반과 뚜렷한 기치관을 지닌 새로운 여생 세대」
- 마켈리틱스(Markelytics), 「Z세대 여행 트렌드: 정체성이 현대의 여행을 어떻게 바꾸는가」
- 북킹닷컴(Booking.com)·MZ세대 여행 리포트 요약 기사
- 인천연구원, 「Z세대의 여행 선호」 등 세대별 여행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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