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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아이돌봄서비스는 왜 항상 부족한가: 수요 예측 실패와 공급 구조의 한계

by 구름따라 방랑자 2026. 7. 27.

맞벌이 부모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상황이 있습니다. 갑자기 야근이 잡히거나 아이가 갑자기 아플 때, 믿고 맡길 곳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순간 말입니다. 정부는 해마다 아이돌봄서비스의 지원 대상을 넓히고 예산을 늘리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돌보미를 구할 수가 없다"는 하소연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왜 아이돌봄서비스가 예산을 늘려도 만성적인 부족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지, 수요 예측의 실패와 공급 구조의 근본적인 한계라는 두 가지 축으로 짚어보겠습니다.

 

1. 아이돌봄서비스, 무엇을 위한 제도인가

아이돌봄서비스는 만 12세 이하 아동을 둔 가정에 국가가 인증한 아이돌보미가 직접 방문하여 돌봄 공백을 메워주는 여성가족부 소관 사업입니다. 맞벌이 가구나 한부모 가구처럼 양육 공백이 발생하기 쉬운 가정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며, 소득 수준에 따라 정부 지원 비율이 차등 적용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2026년에는 지원 대상 소득 기준이 기존 중위소득 200% 이하에서 250% 이하로 확대되었고, 관련 예산도 전년 대비 26% 늘어난 약 5,978억 원 규모로 편성되었습니다. 4인 가구 기준으로는 월 소득 약 1,623만 원 이하 가정까지 처음으로 정부 지원 대상에 포함되면서, 그동안 소득 기준 때문에 혜택에서 배제되었던 중산층 맞벌이 가정도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언뜻 보면 정책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지원 대상을 넓히는 속도만큼 실제로 아이를 돌봐줄 사람의 수는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2. 수요는 정책이 만들고, 공급은 시장이 결정한다

이 제도가 안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모순은, 수요 확대는 정부가 예산과 소득 기준 조정만으로 즉시 만들어낼 수 있는 반면 공급 확대는 그렇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소득 기준을 낮추거나 지원 대상 가구 수를 늘리는 결정은 예산안 통과 한 번으로 가능하지만, 한 사람의 아이돌보미가 현장에 투입되기까지는 교육 이수와 자격 취득, 그리고 무엇보다 그 일을 계속할 수 있을 만큼의 처우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실제 수치를 보면 이 구조적 간극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국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아이돌보미로 새로 입사한 인원은 3,479명이었는데, 같은 해 퇴사한 인원은 2,876명에 달했습니다. 신규 입사 인원 대비 80% 이상이 결국 현장을 떠난 셈입니다. 정부가 아무리 신규 인력을 양성해도,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기존 인력이 빠져나가는 구조라면 순증되는 공급량은 언제나 정책이 만들어내는 수요 증가분에 미치지 못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직의 이유는 명확합니다. 돌봄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임금 실태조사에서 아이돌보미를 포함한 돌봄노동자의 월평균 급여는 171만 9천 원으로 조사되었으며, 평균 경력이 6.3년임에도 경력이 임금에 거의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전체 응답자 가운데 기간제 노동자가 72.2%에 달해,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 비중은 30%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민간 베이비시터 시장의 임금 수준과 비교하면 공공 아이돌보미의 처우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며, 이 때문에 어렵게 국가 교육 과정을 이수한 인력조차 처우가 나은 사설 기관으로 이탈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3. 대기자 명단이 말해주는 지역 격차

공급 부족은 전국에 균등하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 신도시일수록 대기자 명단이 길어지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납니다. 경기도의 한 조사에서는 화성시 100가정, 고양시 75가정, 수원시 60가정이 아이돌봄서비스를 신청했지만 돌보미를 배정받지 못한 채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맞벌이 가구 비중이 높고 신혼부부 유입이 많은 지역일수록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정작 그 지역에서 활동할 돌보미를 구하기는 오히려 더 어려운 것입니다.

 

농어촌이나 도서·벽지 지역은 반대의 이유로 공급이 부족합니다. 이동 거리가 길고 활동 건수가 적어 수익성이 낮다 보니 돌보미들이 기피하는 지역으로 분류됩니다. 정부가 편도 3km 이상 이동 시 교통비를 별도로 지원하거나 활동 기피지역에 특례를 두는 것도 이런 구조적 공급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임시방편에 가깝습니다. 결국 수도권은 수요 초과로, 지방은 공급 자체의 부재로 각기 다른 이유의 돌봄 공백을 겪고 있는 셈입니다.

 

4. 정부의 처방, 근본 처방이 될 수 있는가

정부도 이 문제를 모르지 않습니다. 2026년부터는 아이돌보미의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국가자격제와 민간 서비스 제공기관 등록제가 함께 시행되었고, 처우 개선 명목으로 관련 예산도 증액되었습니다. 그러나 노동계의 시각은 다릅니다. 아이돌보미들이 조직된 노동조합 측은 민간 서비스 제공기관을 국가가 파악하고 지원하도록 하는 방향이 돌봄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기보다는 사실상 민영화를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제가 이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을 하나 덧붙이고 싶습니다. 아이돌봄서비스의 만성적 부족은 단순히 "예산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예산은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문제의 본질은 그 예산이 수요 측, 즉 이용 가정에 대한 지원 확대에 집중적으로 배분되고, 공급 측인 돌보미의 처우 개선에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반영된다는 배분의 비대칭성에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볼 때 소득 기준 완화나 지원 가구 확대는 유권자에게 즉각적으로 체감되는 성과지만, 돌봄노동자의 처우 개선은 가시성이 낮고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정책이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쉽습니다. 결국 수요를 자극하는 정책은 선제적으로 설계되는 반면, 그 수요를 감당할 공급 기반은 사후적으로, 그것도 부분적으로만 뒤따라오는 정책 설계의 비대칭이 반복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5. 국가 자격제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국가자격제 도입 자체는 방향성 있는 시도입니다. 서비스 품질을 표준화하고 이용자의 신뢰를 높인다는 취지도 타당합니다. 그러나 자격 제도가 처우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자격증이 있어도 시간당 급여가 민간 시장보다 낮고, 경력이 쌓여도 임금에 반영되지 않으며, 고용 형태 대부분이 기간제로 남아 있는 한, 어렵게 양성된 인력은 결국 더 나은 조건을 찾아 시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습니다. 자격 제도는 진입 장벽을 세우는 장치이지, 이탈을 막는 장치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6. 수요 확대 이전에 공급 기반부터

아이돌봄서비스가 반복적으로 겪는 부족 사태는 정책 설계 순서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원 대상과 소득 기준을 먼저 넓히고 공급은 뒤늦게 따라가려 하니, 확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대기자 명단은 오히려 길어지는 역설이 되풀이됩니다. 진정한 해법은 지원 대상 확대의 속도를 늦추더라도 돌봄노동자의 경력 인정 체계와 고용 안정성, 지역별 처우 격차 해소를 먼저 갖추는 데 있습니다. 공급 기반이 튼튼해지지 않는 한, 아이돌봄서비스는 앞으로도 예산은 늘어나는데 정작 아이를 맡길 사람은 찾기 어려운 상황을 반복할 가능성이 큽니다.

 

[참고 자료]

  • 2026년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기준 완화 안내 - 정책브리핑
  • 2026 아이돌봄서비스 내용 총정리 (소득기준 확대)
  • 2026년 아이돌봄 서비스 신청 및 이용 조건 완벽 가이드
  • 아이돌봄서비스 복지서비스 상세 - 복지로
  • '공공기관 아이돌보미' 월급은 쥐꼬리, 구하기는 별따기 - 경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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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봄서비스는 왜 항상 부족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