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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의료 시대의 그림자 - 유전정보 격차가 만드는 새로운 건강 불평등 정밀의료는 흔히 "나에게 꼭 맞는 치료"로 소개됩니다. 그런데 나를 정밀하게 알려면 나와 닮은 사람들의 데이터가 먼저 쌓여 있어야 합니다. 이번 글은 그 전제가 얼마나 고르게 충족되고 있는지, 충족되지 않을 때 어떤 불평등이 생기는지를 따져봅니다. 1. 정밀의료의 숨은 전제: 비교할 '참조 집단'유전자 검사 결과는 그 자체로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어떤 변이가 위험한지는 기존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서 판정합니다. 이미 연구된 집단의 데이터가 판정의 기준선이 되는 구조입니다. 우리가 정밀의료의 정밀도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이 참조 데이터의 두께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정밀의료의 불평등을 논할 때는 "누가 첨단 검사를 받을 수 있는가"보다 한 단계 앞선 질문이 필요합니다. 그 기준선에 누가 들어 있는가 하는 질.. 2026. 10. 2.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 완화, 의료 사각지대는 오히려 커지는가 "규제를 풀면 의료 접근성이 좋아진다"는 문장은 절반만 맞습니다. 접근성이 좋아지는 사람과, 같은 규제 완화 속에서 오히려 멀어지는 사람이 동시에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규제 완화의 찬반이 아니라 누구를 위해, 어떤 문턱을 낮추는가라는 질문으로 이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1. 지금 무엇이 얼마나 풀렸는가한국의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 완화를 가장 잘 보여 주는 사례는 비대면진료입니다. 2020년 2월 코로나19 대응으로 한시적으로 허용된 이후 2025년 2월까지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되었습니다. 보건복지부 분석에 따르면 이 기간 비대면진료를 시행한 의료기관은 약 2만 3천 곳, 이용 환자는 약 492만 명에 달했습니다. 제도의 방향은 2025년 12월에 큰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비대면진료를 제도화하.. 2026. 10. 1.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과 건강보험 재정 - 신약 접근성과 재정 지속가능성의 딜레마 신약이 늦게 들어오면 환자가 기다리고, 약값을 후하게 쳐주면 보험재정이 흔들립니다. 그렇다고 약값을 누르면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이 성장할 힘을 잃습니다. 세 가지 요구가 모두 정당한데도 좀처럼 함께 풀리지 않는 이유를 이번 글에서 짚어 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이 딜레마의 뿌리가 돈의 크기보다 회계의 혼선에 있다고 봅니다. 1. 허가는 받았는데 급여는 언제 되는가: 신약 접근성의 현주소식약처 허가를 받은 약이 곧바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2021~2025년에 등재된 항암제 32개와 2022~2025년에 등재된 희귀질환 치료제 20개를 분석한 결과, 허가 후 건강보험 등재까지 22개월에서 46개월이 걸렸고, 희귀질환 치료제가 가장 오래 걸렸습니다. 환자 입.. 2026. 9. 30.
그린뉴딜 5년, 일자리는 늘었지만 왜 불평등은 줄지 않았나 2020년 7월 정부가 한국판 뉴딜을 내놓은 지 5년이 지났습니다. 그린뉴딜에는 일자리 수십만 개를 만든다는 약속이 걸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 일자리 숫자가 늘었다는 사실과 소득 격차가 줄지 않았다는 사실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저는 이 둘을 모순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두 지표가 애초에 서로 다른 것을 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린뉴딜이 무엇을 약속했는지, 분배 지표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그리고 그 사이를 이어 줄 장치가 왜 없었는지를 차례로 따져 보겠습니다. 1. 그린뉴딜이 약속한 것: 투자, 감축, 그리고 일자리먼저 계획부터 확인하겠습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총사업비 73.4조 원(국비 42.7조 원)을 투입해 일자리 65만 9천 개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 2026. 9. 29.